조선시대 과거제도는 관리를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독특한 제도였습니다. 관리를 뽑는 공정한 절차로 설계되었으나, 현실은 늘 이상과 달랐습니다. 경쟁이 극심해지고, 신분제 사회의 한계가 겹쳐지면서 부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특히 ‘거벽(巨擘)’이라 불리는 대리시험 전문가 집단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영남 합천 출신 유광억(柳光億)이었습니다. 그는 조선 후기 수십, 혹은 백여 회에 달하는 대리시험 사건으로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고, 그의 삶은 단순한 비리 이상의 사회적 함의를 품고 있습니다. 1. 신분과 재능 사이 – 가난한 천재의 고뇌유광억은 명문가 출신도 고위 관료 집안도 아닌 가난하고 신분이 낮은 환경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조선은 엄격한 신분사회로, 출세의..